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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영화 <대니쉬 걸> 10년 만에 제작된 실화 스토리, 감독, 배우
- 영화 <대니쉬 걸> 줄거리
- '에디 레드메인'은 왜 출연했던 것을 후회할까?
- 아르누보 양식의 예술 감상 포인트
영화 <대니쉬 걸> 10년 만에 제작된 실화 스토리, 감독, 배우
영화 <대니쉬 걸> Danish Girl은 '톰 후퍼' 감독의 2015년 영화이다. 남자 주인공을 '에디 레드메인', 여자 주인공을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연기했다. 아카데미 4개 부문(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 의상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그중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될 만큼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톰 후퍼'감독이 '레미제라블'의 성공에 이어 '킹스 스피치'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이후의 후속작이며, '에디 레드메인'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 역, 2015)하고 나서 연속으로 다음 해에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 '에디 레드메인'은 '레미제라블'에서의 마리우스 역, '신비한 동물사전'의 주연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렇게 유명한 배우, 감독의 성공적인 작품이지만 영화화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만큼 우여곡절이 있었고, 작품성, 예술성, 연기 등에서 높은 인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판을 받기도 한다. 왜일까?
영화 <대니쉬 걸> 줄거리
영화의 내용은 1920년대 덴마크의 풍경화가 '에이나르 베게너'와 초상화가인 아내 '게르다'의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에이나르 베게너'는 처음으로 성을 전환하는 수술울 받고 최초의 트랜스젠더가 된 인물이다. 그가 여성으로서 사용한 이름이 '릴리 엘베'이다.
에이나르와 게르다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예술가 부부이다. 상대를 이해하는 창작의 파트너이자 예술적 영감을 주고받는 솔메이트였다. 어느 날 게르다의 모델이 못 나오게 되었을 때 남편인 에이나르가 대신 모델을 서 주게 된다. 여자 옷을 입고 캔버스 앞에 섰을 때 에이나르는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후 여장을 좋아하게 되며 점점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에이나르는 당시(지금으로부터 100년 전)로서는 최초였던 수술을 받게 되고 여성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아내 게르다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으려는 남편 에이나르를 조력자이자 친구, 자매와 같이 도와준다.
하지만 아내로서 이 과정이 쉬울 리가 있을까? 사랑하는 남편이 여자가 되는 일을 받아들이고 도와주는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오히려 깊이 이해하고 사랑했기에 짊어져야 하는 고통이 아니었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에 오히려 사랑을 잃어야 하는 상황, 자신을 발견하고 찾기 위해서 사랑하는 아내를 잃어야 하는 상황, 이 과정의 심리 묘사를 두 배우는 섬세하게 그려낸다. 두 배우 모두 아카데미 후보가 되고 스웨덴 여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뛰어난 연기였다.
'에디 레드메인'은 왜 출연했던 것을 후회할까?
'에디 레드메인'은 <대니쉬 걸> 개봉 후 6년이 지난 2021년 겨울, 인터뷰에서 에이나르(릴리) 역을 맡은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캐스팅에 응하지 않을 것이며 좋은 의도로 출연을 했지만 실수였다고 했다. 배역에 몰입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고 배우로서 열정과 역량도 인정받은 작품이었기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설마 성소수자에 대한 편협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을 아니겠지 하면서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인 이유였던 것 같다.
레드메인이 시스 젠더로서 트랜스젠더를 연기한 것에 대한 반발과 논란이 계속 있었고 그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다. 시스 젠더는 생물학적 성과 젠더 정체성이 같은 사람을 뜻하며 트랜스젠더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시스젠더가 트랜스젠더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생각보다 컸나 보다. 사실 이런 비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배우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직업 아닌가? 어쨌든 이 문제는 양측 모두에게 민감한 것 같다. 레드메인은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더 많은 평준화가 필요하다고 간단히 말했다. 서로 다름에 대해서 더 많은 관용과 이해는 우리에게 계속된 숙제인가 보다. 영화 속 게르다가 고통스러운 상실감을 극복하고 에이나르의 다름을 인정하며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이 그런 숙제 풀이가 아닐까 한다.
아르누보 시대 예술 감상 포인트
영화의 오프닝은 아름다운 회화작품 같은 풍경들에 유려한 선율이 흐르면서 시작된다.
화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실제로 풍경화하였던 주인공 에이나르 베게너의 그림과 비슷하다. 톰 후퍼 감독은 전작인 '레미제라블' '킹스 스피치' 에서보다 미장센에 심혈을 기울였다. 영화 속 배경, 인테리어, 의상, 소품 들은 아르누보 양식의 예술적 영감과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아르누보 시대를 살고 있는 예술가 부부의 아픈 사랑 이야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아르누보(Art Nouveau)는 새로운 미술이라는 뜻으로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에 유행한 대중적인 예술 양식이다. 자연의 형태에서 비롯된 유기적인 곡선, 자연스러운 형태, 화려한 장식, 풍부한 색감 등을 사용하는 복잡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알퐁스 무하'의 장식적인 포스터,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을 떠올리면 그 특징을 이해하기 쉽다. 지금까지도 현대 그래픽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영화 속에서 당초, 물결, 꽃장식이 아름다운 의상들, 유려한 곡선의 소품들, 가구들, 화사한 색감들을 통해 아르누보 예술의 만나볼 수 있었던 것도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였다.